.비지스의 경쾌한 디스코 음악이 울려퍼진다. 한 중년남자가 맥도널드 햄버거점에서 음식을 주문한다. 잠시 자리를 떴다 돌아온 남자는 불청객이 자신의 햄버거를 먹고 있는 걸 보고 기겁한다. 체면상 뭐라고 큰소리를 칠 수도 없고 남자는 할 수 없이 불청객과 나란히 앉아 1인분 햄버거를 함께 먹는다. 감자 튀김도 하나씩 나눠 먹으면서 조용히 식사한다. 오페라 아리아가 잔잔히 깔리고 엉뚱하게 자리를 같이 하게 된 이들은 무사히 식사를 마친다. 그런데 중년남자는 이 불청객이 물건을 훔쳤다고 오해까지 하기에 이른다. 펄쩍 뛰면서 흥분한다.
<맥도날드 대소동>는 감독인 존 패튼 John Paton의 실제 경험담이라고 한다. 존 패튼은 함께 각본과 제작, 감독을 맡은 매튜 로스 Matthew Ross에게 이 경험담을 이야기했고 매튜 로스가 영화제작을 적극 권했다고 전해진다. 두사람은 사건이 실제로 일어났던 맥도널드 햄버거점에서 영화를 촬영했다. 오해에서 비롯된 상황이 기발한 코미디로 전개되는 과정은 유쾌하다. 하지만 그 바닥엔 무시할 수 없는 페이소스가 깔려 있다. 개인 단위로 철저하게 나뉜 현대사회의 비애가 잠재되어 있는 것이다. 음악 사용도 수준급이어서 올드 팝에서 오페라까지 듣기 편한 곡들이 이 코미디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준다.
(1999년 제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/김의찬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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