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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에노스아이레스에 비가온다. 신경질적으로 움직이는 와이퍼 너머 알마의 표정이 사막보다 메마르고 벌판보다 황량해 보이는 건 단지 짜증스런 교통체증 때문만은 아니리라. 비는 그칠 기미가 안 보이고 교통체증 또한 풀릴 조짐이 없는데 갑자기 그녀의 차 속으로 로베르토가 뛰어든다. 그저 사소한 친절과 날 선 경계가 뒤섞인 해프닝으로 끝났을 수도 있었을 이 만남은 그 후로도 사흘간 이어진다.
영화 는 요지부동일 것만 같은 우리 삶의 궤적이 느닷없는 우연의 틈입으로 잠시 혼돈에 빠지는 순간을 포착한다는 점에서, 특히 그것이 ‘부에노스아이레스의 남과 여’쯤으로 축약될 수 있다는 점에서 낯익다. 하지만 두 인물 간의 대구가 만들어내는 미묘한 ‘차이의 데칼코마니’형상은 그 익숙함에 날카로운 틈새를 만든다. 빈손으로 빗속을 달리던 남자와 화초까지 차에 싣고 다니는 여자 - ‘어디서 왔는지 모르는’남자와 ‘어디로 갈지 모르는’여자는 한 통의 전화와 깨어진 자동차 유리창 때문에 30년, 9년의 시간들과 각각 결별했다. 누군가 떠나거나 나가 버린 빈집에서 지독한 상실감에 떨던 둘은 ‘야자수와 뜨거운 태양, 모래가 함께 하는’짧은 휴식 후 헤어진다. 그녀가 사흘 동안 싣고 다니던 임신테스터기 결과가 어떤지, 그녀의 얼굴에 살짝 스쳐간 미소가 무엇을 뜻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. 다만 비는 그쳤고, 교통체증도 풀렸음을 알 수 있을 뿐. (박인영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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